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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도나 관광길
김유미 2011-05-26
붉은 사암의 신비한 마을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붉은 사암이 만들어낸 신비의 마을, Sedona. 
LA 에서 약 400마일 떨어져 있는 이곳은 옛날 인디언들이 병이 들면 찾아와 병을 고쳤다는 말이 전해 내려올 정도로 기(氣)가 많은 곳이라 하여 특히 노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입니다. 그런가하면 화가, 조각가, 음악인들이 영적 감동을 얻어 새로운 창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예술의 마을답게 아기자기한 화랑도 많이 있는 곳입니다.
버스를 타고 막막한 사막을 지나다보면 바람에 수많은 덤블링 부쉬가 나뒹구는 것을 보게 됩니다. 넝쿨처럼 보이지만 뿌리가 거의 없어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사는 나무 종류입니다. 여기저기  혼자 우둑 서 있는 Joshua 선인장도 재미있습니다. 팔이 두 개인 이 나무는 긴 팔은 하늘을 향해, 짧은 팔은 땅을 보고 있는데 하늘에서는 이슬을, 땅에서는 습기를 받아먹고 산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저마다 어떤 연유로 미국까지 와서 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인 관광버스를 타고 한 식구가 되어 며칠을 함께 지내다보면, 헤어질 때는 "건강하세요", “또 만나요.” 등등 정담을 나누고 헤어지게 됩니다.
한국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한 2박 3일의 여행은 놀라울 정도로 박식한 가이드를 만나 배운 게 참 많았습니다.

Hoover Dam 이야기
버스가 콜로라도 강을 지날 때, 그는 강을 끼고 있는 세 개의 댐 중에 Hoover Dam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이 굉장히 불황에 처해 있을 당시, 대통령이었던 Herbert Hoover 대통령을 고 박정희 대통령에 비교해가며 이야기를 흥미 있게 풀어나갔습니다. 그는 키도 작달막하고 야무지게 생긴 Hoover 대통령과 박통이 모습부터 닮았고, (그는 박정희대통령을 줄여서 박통이라 했습니다) 박진감 있게 일을 추진해가는 스타일도 아주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이야기만 했다면 사람들이 흥미를 잃고 흘러간 가요나 틀어달라 했을 텐데, 그가 계속 박정희 대통령을 들먹이는 바람에 사람들은 아주 착한 학생들처럼 조용하게 귀를 기울였습니다.
Herbert Hoover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불과 여덟달 만에 미국 주식 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며 미국에 경제공항사태가 닥쳤습니다. 이런 불황 속에서 그는 New York Empire State 빌딩과 Hoover Dam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 다른 사람들이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든 그런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이 목적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목적은 불황속에서도 '우리는 이렇게 단결되었다', '우리의 힘은 이렇게 대단하다' 는 것을 만천하에 알려 미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Alaska에 Radar 기지를 설치하고 미 서부와 알라스카를 연결하는 군사 도로를 만들어 간접적으로 소련에게 미국의 대단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업들은 2, 3년 안에 완성이 되어 단박에 대단한 성과를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Hoover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하여 미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 중에 하나로 꼽히지만, 그가 추진한 일들은 미국을 1등 선진국으로 격상시킨 업적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4대강 반대하면 반역자"에 터진 박수
Hoover Dam 이 얼마나 위대한 사업이었나를 역설하다가 그는 지금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4대 강'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정치와 종교는 화제에 올리지 않는 게 철칙이라 합니다. 더군다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논리적인 논쟁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우리 한국 사람들은 나와 다른 의견에 곧잘 파르르 흥분을 잘 하기 때문에 전혀 서로의 배경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여행을 할 때에는 그저 가벼운 농담이나 한국 영화로 지루한 버스 시간을 때우기 일수인데 이번 여행은 마치 역사 강의시간 같았습니다.
“물이 얼마나 귀중한가를 알아야 한다. 아프리카 오지에서는 어린애들이 반나절을 걸어가 먹을 물을 길어온다. 양치질 할 때, 샴푸 할 때, 물을 틀어놓은 채 사용하는 사람은 나 혼자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앞으로의 전쟁은 오일 전쟁보다 물 전쟁이 더 심각해 질 것이다.”
우리 세대가 물을 아껴 쓰지 않는다면 우리 자식 세대는 물을 배급받아 먹어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면서, 한국의 '4대 강' 사업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열을 올려가며 말했습니다.
그가 지금 한국에서 각 그룹, 각 정당, 또는 개인의 이해관계 때문에 '4대 강' 살리기를 반대한다면 그거야말로 '반역'이라고 말했을 때, 55명이 타고 있는 관광버스 안에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때로 한국에서는 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왜 한국에 그리 관심이 많은가,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은가, 라고 평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한국 사람은 이 지구상 어디에 살든 한국 사람입니다. 외국에 살면 한국에 대해 의견을 말 할 자격도 없다는 사고방식이야말로 참으로 우물안개구리 의식수준입니다. 이제는 인터넷 사회라 한국 뉴스는 한국과 동시에 전 세계 어디서나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아침밥을 서울에서 먹고 뉴욕에 가서 일 보고 저녁 때 서울 집에 돌아와 잠을 잘 수 있는 시대가 곧 다가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 시간에 5000 마일 이상을 날아갈 수 있는 초고속 비행기 X-15이 이미 실험단계를 끝냈습니다.

미국 환경단체장 "한국 강 살리기 배우겠다"
세월이 가며 미국에서 Hoover 대통령에 대한 평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국민들에게 인기가 없었지만 두고두고 미국을 선진국 1위 자리를 확보시킨 훌륭한 공로자 중 한 사람으로 추대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서울 청계천 복원 사업을 벤치마킹한다 합니다.
물고기 한 마리 살지 않는 죽어버린 LA강을 살리기 위해 미국의 환경단체와 LA시는 한국의 청계천 복원 팀을 초청해왔고, 병에 담아온 청계천 물이 LA강에 뿌려지는 장면이 현지 신문과 TV에 소개되었습니다.
“도심 속 하천인 청계천 복원을 성공한 나라이며 1000마일이 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이미 시작한 한국에 강 살리기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 고 FoLAR 환경단체장, Lewis MacAdams는 말했습니다.
“청계천 성공에 놀랐는데 현재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환상적인 일이다. 빠른 시일 내에 직접 한국을 견학하겠다.” LA강 살리기 행사장에서 LA시 공공사업국장인 Gary Moore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미국이 “강 살리기”를 배우러 한국에 가겠다! 할 정도가 되었다는 게 너무 흐뭇합니다. 
지금 당장은 내가 불이익을 당할지라도, 국가의 장래를 위해, 우리 후손들을 위해, '4대 강' 사업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노인들 소풍가는 버스 안에서 박수소리가 말해주었습니다. 

2010.2.26 뉴데일리/ 오늘의 칼럼/김유미 <문화인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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