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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선생님
김유미 2014-01-01
괴짜 선생님

김 유 미 /재미작가 /뉴데일리 논설위원
“그래 7학년 된 기분이 어떠니?
여태 다니던 학교가 아니라 좀 어색했지?”
“아니, 좋았어.”
무척 무더운 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엄마와 아들이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야구 같이 하는 잭도 캐니도 같은 반이라 좋아.”
“그거 잘됐네. 선생님들은?”
“응, 역사시간에 르네상스를 시작했는데 이태리가 끝나면 이태리 요리, 프랑스가 끝나면
프랑스 요리, 이렇게 우리들이 직접 선생님과 요리를 해 먹는대. 근사하지?”
“그래? 그런 요리는 어디서 하나?”
“응, 부엌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는 교실이 있더라고.”
“그렇구나.”
“그런데 엄마, 선생님들 중에 수학선생님이 제일 재미있었어.”
“수학선생님이? 왜? 어떻게?”
“응, 아주 괴짜야. 우스갯소리를 많이 해. 역사시간에 선생님이 가르치는 미국 역사 틀린 게 많대.”
“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California는 멕시코 사람들을 내쫒고 빼았은 거래.”
“빼았은 게 아니라 전쟁에서 이긴 거지.”
“응, 4학년 때 역사 선생님은 그렇게 말했거든. 그런데 수학 선생님 말은 아주 달라.
참,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나쁜 인간들이 정치인들이래.
거짓말을 제일 많이 하는 사람들이래.”
“그래? 그런 말도 했어?”
아이는 신난다는 듯 키들거리고 웃는데 엄마의 목소리는 차분해졌습니다.
“수학 선생님이 아마 너희들에게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는 의미에서
그런 말을 한 것 같구나.”
“어, 엄마 어떻게 알아? 맞아. 그런 말도 했어.
중학생은 어린애가 아니니까 이제는 스스로 사물을 판단 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그게 실은 학교 성적보다 더 중요하다고.”
“네가 6학년 때 중세기를 배워서 알겠지만, 동 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역사는
강국이 약국을 침략하고 강탈하는, 어찌 보면 짐승 세계와 별로 다를 게 없단다.
강한 짐승이 약한 짐승을 잡아먹는 것이나 강국이 남의 나라를 빼앗아
그 나라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심지어 노예로 만들기까지 하고,
그러니까 수학 선생님 말이 다 틀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 옳은 것도 아니지.”
“그래. 그 괴짜 선생님도 그런 말 했어. 세상에 완벽이란 없다고.
수학도 완벽하지 않대. 애들이 왜냐고 물으니까 거기 대해서는 차차 설명해준다 했어.
그러면서 미국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지구상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잘 실행되고 있고
가장 공평한 나라라는 말도 했어. 정부를 비판, 비난만 해도 사형 당하는 나라들이
지금도 이 세상에 많이 있대.”
“그런 말도 했어?”
“그렇다니까. 아주 괴짜야.”
중학교에 막 들어간 아이와 엄마와의 대화.
학교 교육, 특히 역사 교육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실감하게 했습니다.
한국에서 한참 예민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지금 네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고
전교조 선생들이 가르친다면,
그 소리를 되풀이 해 들어가며 자란 아이들의 역사관, 국가관이 어찌 되겠는가!
실은 반일을 외치며 그들이 저지른 만행만 성토할 것이 아니라
6.25 당시 서울을 점령했던 북한군이 저지른 살인극,
인민재판이라는 명목으로 어린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를 사형에 처한
그런 야만성도 성토해야 합니다. 졸지에 고아가 된 친구 부모의 실화입니다.
역사를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임금을 비난한다는 이유로 삼족을 멸하던 끔찍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하다못해 국가 전복 세력까지 법대로 처리하려 하는 것이지,
만약 그런 자들이 북한에서 북한 정권을 비난하고 전복하려고 꾀했다면
당장 거리에서 공개 총살을 당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는 다 누리면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헌법체제를 부인하고 파괴하는 세력들.
북한 세습 전체주의를 찬양하며 대한민국 역사를 부인하고 비난하는 세력들.
그들은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백번 이용해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정치계에 문화계에 특히 교육계에서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하도록 막지 못한다면,
우리 세대는 후세대들에게 끔찍한 과오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아이스크림 집을 나와 걸으며,
자연히 역사 교과서 문제로 논쟁이 되고 있는 한국으로 생각이 쏠렸습니다.

김유미 /재미작가, 언론인
<뉴데일리 2013. 9.16 오늘의 칼럼/김유미 문화인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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