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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 사회가 보는 '빨갱이'
김유미 2012-09-17
관심과 무관심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판을 보면서 미국에 오래 살고 있는 교포들의 흥미로운 반응을 보게 됩니다.
“골치 아프게 한국 신문, 한국 TV 뉴스는 왜 보는가. 나는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도 뉴스 시간이면 아예 TV를 꺼버린다.”
“한국이 모든 분야에서 정말 발전했는데 오로지 한 부분, 정치만은 정말 야만국 수준이다. 그런 거 뻔히 알면서 굳이 뉴스 따라가면서 혈압 올릴 필요 없지 않는가.”
“한 국가의 야당 대표라는 치가 흥신소 양아치처럼 행동을 하다니! 기막히지.”
“역대 대통령 비서실장 하던 사람들 중에서 돈을 너무 먹어서 감옥살이까지 한 인간이 그 인간 하나뿐이라며?”
“통진당, 그 인간들이 한국에서 왜 사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그렇게나 좋아하고 숭배하는 북한에 가서 살면 될 거 아닌감? 거기 가서 인민회의 간부가 되든가 할 거지, 왜 대한민국을 인정도 하지 않겠다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건지, 그게 바로 어떻게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겠다는 게 목적 아니겠어?”
“그런데 그 통진당 의원들 말이다. 국회에 들어가면서 대한민국 국법을 준수하겠다고 선서는 하는 건가 모르겠네.”
그래도 이 정도 말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한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통진 당? 한국에 그런 당도 있어?”
“뭐라고? 빨갱이들이라고? 에이, 설마. 빨갱이가 어디 있겠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미쳤나? 공산주의가 무너진 지 언제인데, 어떤 놈들이 지금도 빨갱이가 좋다 하겠어?”
“아이고,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 하고 있네. 그런 인간들이 광우병 촛불시위다 뭐다 그저 깜만 있으면 난리들 피운다고요. 그런데 광우병 촛불시위 난리 피던 족들이 정말 미국 수입 고기 한 조각도 안 먹고 지내는지 궁금하네.”

한국 정치 현실에 대해 얼굴이 벌개 질 정도로 열을 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50년대 말 또는 60년대 초 미국에 와서 공부도 할 만큼 하고 미국 사회에서도 당당한 전문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해찬은 끝난 것 같다. 김한길이 그래도 나은 거 같네. 지금 김한길이 앞서 있다고.”
“이 해찬은 누구고 김한길은 뭐 하던 인간인고?”
아예 이 해찬이다 김한길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똑같이 미국 생활 50년쯤 된 사람들 중에는 종북 파가 국회 들어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며 혈압이 오를 정도로 열을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태극기도 애국가도 부인하는 놈들이 대한민국 금배지를 달겠다는 심사는 아예 심장부에 들어가 들어 내놓고 간첩 질 하겠다는 거잖아? 그런 놈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건지, 이 정부 참 한심하다.”
“시작할 때부터 중도다 뭐다 하는 게 벌써 눈치 보기 작전이었으니 틀린 거라고. 정치인이면 자신이 주장하는 노선이 확실해야지. 그게 정치인이지. 적당주의는 정치인의 태도가 아니지. 미국 봐라.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 어떤 이슈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자기 색깔을 나타내잖아. 그렇게 확실하게 '나는 이렇소' 하고 내보이고 국민들 심판을 받는 거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인하는 인간들. 대한민국이 어떻게 생겼냐? 이승만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지금 한반도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국민이 굶어 죽어가는 북한이 되어있을 게 아니냐? 그런데 그런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북한식 통일을 원하는 놈들이 활개 칠 수 있게 마당을 마련해 준 현 정권이 실은 너무 한심하다고.”

“이 정부는 시작부터 잘못된 거야. 광우병 난리들 하며 촛불 시위 할 때, 확 잡았어야 한다고. 그 때, 우물쭈물 한 게 결국은 지금 아예 얼굴에 철판 깔고 제 세상 만난 듯 날뛰는 불순 세력들을 키워준 거라고.”
“난, 지금도 궁금한 게 말이다. 광우병 난리 치든 사람들이 과연 미국 고기 먹지 않고 살까? 음식물에 대해서 미국만큼 위생관리 철저하게 하는 나라도 없을 텐데, 뭐 묻은 게 뭐 흉본다는 격이지. ”
“현 정부 욕할 것도 없다. 북한을 지금도 흠모하는 인간들. 북한식 통일을 원하는 인간들.
그런 골수 빨갱이들이 국회에 들어갔는데 누가 그들을 뽑았어? 대한민국 국민들이 뽑은 거잖아. 그러니 결국은 대한민국 국민의 민도가 문제지.”
“아니, 대부분은 비례대표라잖아?”
“비례대표? 그건 또 뭐냐?”
“여당이든 야당이든 좀 지각 있는 인간들이라면 국민들에게 열심히 선진화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이건 그저 서로 헐뜯는 짓거리만 해대고 있으니, 한심한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해요. 한국 사람들, 정말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 많은데, 이상하도 하지."
“하여튼, 지금 이 나이에 하루는 쉬고 하루는 놀고 하루는 골프 치며 세월 보내면 되는 거지, 젊었을 때 제대로 여행도 못하고 죽어라 일만 하며 살아 왔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남은 인생 사는 거지, 뭐 하나 보탬이 될 리도 없는 한국 정치판에 굳이 열 올릴 거 뭐 있냐?
누군가 그랬다며 도둑놈과 빨갱이 중에 누가 나은 가고.”
“그래도 도둑놈이 백번 낫다. 빨갱이보다는.”
한국의 종북 세력에 대해 말로만 열을 올리는 게 아니라 마치 직업인양 온종일 한국 보수논객들의 글 퍼 나르기에 바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70 넘은 고교 동기동창들이 모이면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야, 자 해가며
오래 건강하게 잘 사는 비법에, 싱거운 우스갯소리에, 한국 정치까지 끝도 없이 길어집니다.
허물없는 동창들 사이건만 한국 사람들은 개성이 뚜렷해서 인지, 참을성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마찰하지 않으면서 자기 의사를 나타내는 세련됨이 부족해서인지 자신과 다른 의견이면 다시는 안 볼 사람인양 때로는 화를 버럭버럭 내기도 합니다.
대화 하는 도중에 버럭 화를 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품이 그 정도밖에 안되고 턱없이 인격이 모자라다는 증명인데, 학벌로는 다들 인격자 소리를 들을 법 한 사람들이 이렇게 정작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는 시근덕거릴 정도로 무식 무지해지는 것입니다.
그들 목소리가 점점 커지자 옆 테이블 사람들이 자꾸 시선을 보내 드디어 그쯤에서 대화가 가라앉아 다행이었습니다. <뉴데일리 2012.6.7>
김유미 재미작가 홈페이지 www.kimyum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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