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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한국현대극의 재발견---혈맥>
관리자 2007-12-09
'한국연극 재발견' 첫번째 무대 <血脈>
1998년 6월 12일(금)~21일(일)
국립극단 제178회 공연 팸플릿
 
韓國 現代劇의 재발견
임 영 웅 (연출가, 극단 산울림 대표, 국립극단 자문위원장)
 
올해로 대한민국은 정부수립 50주면을 맞는다. 그 기념공연으로 '한국 연극 재발견' 시리즈를 시작해보자는 국립극단 정상철 단장의 제의를 받고, 여러 편의 후보작을 검토하던중 김영수 선생의 <혈맥>을 대하게 됐다. 새삼스러운 감동과 함께 여러모로 이 작품이 한국연극 재발견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가장 적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극단의 의견도 나와 같았다. <혈맥>의 연출작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1948년, 우리 정부가 수립되던 해에 초연되어 제1회 전국경연대회에 참가, 최우수 작품상, 희곡상, 연출상, 남녀 주연상 등을 수상했던 한국 연극 대표작 <혈맥>은 우선 단단하고 치밀한 구성과 긍정적인 인생관이 돋보이는 훌륭한 고전적 희곡이다.
'삶의 질'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그저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만이 다급했던 해방 이후 혼란기에 방공호 굴속에서 살아가던 그 당시 사람들---
물질적으로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열악하고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동포라는 말을 어색하지 않게 쓰며 살던 그때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IMF 한파로 더욱 각박해진 요즈음 우리들 주변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따스한 인간의 정과 숨결이 있다.
모든 분야에서 거품이 빠져나가면서 더욱 삭막해진 현실에서 힘겨운 경험을 하고 있는 오늘의 우리들에게 <혈맥>속의 인물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리라고 믿는다.
모처럼 오랜만에 국립극단에서 연출을 한다.
내가 국립극단에서 첫 연출을 한 것이 1968년 5월에 공연한 <환절기>(오태석 작)이었으니까 그 동안에 어언 30년의 세월이 지나갔다. 그때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백성희 선생님이 아직도 건재하시어 <혈맥>에도 출연하고, 이번에 젊은 한 쌍으로 등장하는 서상원군과 곽명화양은 <환절기> 초연때는 태어나기도 전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국립극단 단원들의 층이 깊어졌다는 것과 세월의 흐름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그동안 한결같은 국립극단 단원들의 앙상블이 나의 작업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막이 오를 시간이 가까워지니까 김영수 선생님과 초연때 연출을 하신 박진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두 분 다 생전에 많은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이신데 50년만에 재연되는 <혈맥>의 무대를 보시면 뭐라고 말씀하실지......
 
#김영수 에세이 <東京 通信>
유민영 <김영수의 혈맥 공연>